변하는 명절 음식, 시장에서 만난 오늘의 명절 풍경

명절이 가까워지면 시장은 평소보다 조금 더 활기를 띤다. 사람들의 손에는 장바구니가 들려 있고, 상인들은 전이며 나물이며 떡을 가지런히 진열해 놓는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풍겨오고, 갓 부쳐낸 전에서는 따뜻한 김이 올라온다. 예전 같으면 명절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의 장바구니가 묵직했을 텐데, 요즘 시장을 바라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명절 음식도 먹을 만큼 조금씩, 여러 가지를 골라 사는 모습 이 자연스러워졌다. 명절이면 온 집안이 음식 냄새로 가득했던 시절 어릴 적 명절을 떠올리면 음식 냄새부터 생각난다. 명절 며칠 전부터 어머니는 장을 보셨다. 쌀이며 고기며 생선이며 과일을 사고, 커다란 장바구니에는 이것저것 담을 것이 많았다. 집에 돌아오시면 본격적인 명절 음식 준비가 시작됐다. 큰 대야에는 불린 고사리와 시금치, 도라지가 담겨 있었고, 부엌 한쪽에는 송편이나 떡을 준비하기 위한 재료들이 놓여 있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전 부치는 날 이었다. 동태에 밀가루와 달걀물을 입히고, 동그랑땡을 빚고, 호박과 두부도 노릇노릇하게 부쳤다. 프라이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전 냄새가 집 안에 가득했다. 어머니는 "아직 손대지 마라. 차례상에 올릴 거다."라고 하셨지만, 아이들은 부엌을 기웃거리며 잘 익은 전 하나를 슬쩍 집어 먹곤 했다. 그때 먹었던 전 한 조각의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아마 음식 자체의 맛보다도 명절이라는 특별한 날의 기억이 함께 들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에 가보니 달라진 명절 풍경 요즘 시장에 가보면 명절 음식이 아주 다양하다. 동태전, 동그랑땡, 깻잎전, 호박전, 산적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음식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고사리나물, 도라지나물,...

인류를 구원한 푸른 곰팡이: 페니실린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20세기에 인류의 생명을 가장 많이 구한 발명품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페니실린입니다.

흔히 알렉산더 플레밍이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페니실린은, 사실 수많은 우연과 노력,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얽혀있는 드라마틱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한 과학자의 업적으로만 볼 수 없는 페니실린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1. "게으름뱅이" 플레밍의 우연한 발견

페니실린의 발견은 플레밍의 "꼼꼼하지 못한" 습관 덕분이라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그는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사용했던 배양 접시들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고 실험실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보니, 한 배양 접시에 푸른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놀랍게도 그 곰팡이 주변에만 포도상구균이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만약 그가 실험실을 완벽하게 정리했다면 페니실린의 발견은 더 늦어졌거나 다른 사람에 의해 이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2. 발견 후 10년간의 침묵기

플레밍은 페니실린의 항균 효과를 발견하고 1929년에 논문으로 발표했지만,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순수한 페니실린을 분리하고 안정화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또한, 플레밍은 페니실린이 체내에서 너무 빨리 분해되어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시 의학계가 다른 질병에 더 집중하고 있었던 것도 페니실린 연구가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3. 제2차 세계대전이 '페니실린 시대'를 열다

페니실린의 진정한 가치는 1940년대에 들어서야 드러났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하워드 플로리와 에른스트 체인 연구팀은 플레밍의 논문을 보고 페니실린 연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여 순수한 페니실린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고, 임상 실험을 통해 페니실린이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데 엄청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그러나 전시 상황의 영국은 페니실린을 대량 생산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결국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페니실린 대량 생산 기술이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중 수많은 부상병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고, 페니실린은 인류를 구원하는 기적의 약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4. 썩은 멜론에서 찾은 '황금 곰팡이'

페니실린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기존 곰팡이보다 훨씬 많은 양을 만들어내는 강력한 균주가 필요했습니다. 

미국 농무부 연구팀은 전국의 과일, 채소, 치즈 등을 뒤지며 '페니실린 헌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메리 헌트라는 연구 조교가 슈퍼마켓에서 발견한 썩은 멜론에서 강력한 페니실린 생산 능력을 가진 곰팡이(Penicillium chrysogenum)를 발견했습니다.

이 "황금 곰팡이"는 오늘날 생산되는 모든 페니실린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5. 세 명의 노벨상 수상자

페니실린 발견과 상용화의 공로를 인정받아 알렉산더 플레밍, 하워드 플로리, 에른스트 체인은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습니다. 

플레밍이 페니실린이라는 '씨앗'을 뿌렸다면, 플로리와 체인은 이를 '열매'로 만들어 인류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페니실린의 역사는 한 사람의 천재적인 발견이 아닌, 수많은 과학자의 끈질긴 연구와 시대적 필요가 만나 위대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남아있습니다.